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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니 백현에게 음악을 시킬 마음도 여유도 없었을 것이다.
시간이 흘러서 군에서 제대한 백현은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했다. 어머니로부터 지금까지 살아왔던 소형 빌라를 물려받았지만 통장에는 잔고가 백만 원 정도밖에 없었다.
뭐라도 일을 찾아야 했다.
뭘 하지...
딱히 하고 싶은 일이 없었다.
집안에만 있기도 답답해서 정처 없이 거리를 걸으며 자신이 무슨 일을 해야 할까 고민했다.
돌아다니다 보면 하고 싶은 일이 찾아지지 않을까.
그의 눈앞에 커다란 첼로가 든 악기 케이스를 짊어지고 가는 학생이 보였다. 낚시에 걸린 물고기처럼 자기도 모르게 그를 따라가다 보니 그는 대학교 안으로 들어갔다. 음대 건물 앞에는 온갖 악기 케이스를 든 대학생들이 오갔다.
그들을 보며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. 부러운 마음에 속이 쓰렸다.
좋은 선생님에게 음악을 배우고 연주하면서 돈을 벌면 얼마나 좋을까. 나는 왜 그럴 수 없을까. 나는 자격이 없는 걸까.
그와 비슷한 또래의 학생들을 보면서 스스로에게 질문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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